AI와 정부업무평가(1): 실무자 관점에서

이윤식
(이사장 겸 원장)

정보통신기술이 디지털 기술로 그리고 최근에는 AI 기술로 변천해 가면서 국내 및 국제 사회 각 분야가 그에 부응하기 위하여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미·중을 중심으로 AI 기술경쟁이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유럽보다 앞선 AI 3등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정부가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소버린 AI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분야보다 먼저 정부 및 공공분야에서 AI 기반 활동을 추진하고자 진력 중이다. 이제는 정부 업무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AI 디바이드의 대상이 되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처지에 직면하게 된다. 그중에 정부업무평가에 AI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한 과제가 무엇인지가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가 정책이나 사업이나 과제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들의 활동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 정부업무평가기본법과 제도의 도입 이래로 큰 노력을 해 오고 있는데, 최근에 급격하게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시대에 그런 노력이 어떠한 변화가 예상되며 그 대책은 없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로 AI 시대에 정부업무평가는 크게 이론적인 면과 실무적인 면에서 다른 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에 정부나 공공기관 실무자들의 관점에서 AI가 정부업무평가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그에 따른 과제가 무엇인지를 약술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AI는 기본적으로 약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ANI), 강인공지능(Artificial Geneal Intelligence. AGI),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ASI)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미 ANI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조만간 AGI 수준에 이르러서 Argentic AI가 나타나서 사람의 추론 정도를 넘어 거의 모든 일을 대행하게 되며, 오래지 않아 ASI 수준에 도달하면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전개되리라고 보아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I가 정부업무평가에 활용되는 경우 실무자들은 적어도 그동안의 정부업무평가활동에서 겪게 되는 대표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무업무평가 대상 자료, 즉 과정 자료나 결과 자료를 사람이 직접 수집하는 것이 AI를 활용함으로써 방대한 자료를 자동으로 수집하게 되어 시간과 비용과 노력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둘째, 정부업무평가 방법이 기존의 통계처리나 수학적 알고리즘 처리를 넘어 대규모 언어모형(LLM)과 인공지능의 다른 말인 딥러닝(DL) 등의 기계학습(ML)으로 처리함으로써 복잡한 자료처리를 동시다발적으로 하게 된다. 사람이 자료의 한계나 분석 및 평가 방법의 한계로 처리하지 못한 부분까지 처리하여 사람의 분석과 평가의 추론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셋째, 정부업무평가의 결과인 평가정보가 사람이 직접 추출한 결과보다 다양하고 심층적인 평가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사람이 평가 결과에 관해 직접 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을 초월하여 AI가 추론하여 제시하게 된다.

이처럼 지금까지 실무자가 직접 또는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평가 대상 자료를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고 추론을 하여 정부업무평가를 수행해 오던 것이 AI가 그 수준이 발전함에 따라 훨씬 방대한 자료를 쉽게 수집하여 다양한 분석 방법으로 심층 분석한 결과에 관하여 고도의 추론에 기초한 해석을 제시하게 됨으로써 실무자의 역할이 감소하게 됨을 시사한다. 이는 마지막 단계의 AI가 출현할 즈음에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부재하게 되어 정부업무평가에 관한 결정권을 AI에게 위임하여 사람은 오로지 AI가 제안하는 것을 수용하고 집행하는 더 수동적인 위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정부업무평가를 사람의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리 AI의 활동 한계나 사람 친화적인 활동을 하도록 사전적 예방 노력이 요구된다. 그 이유는 AI의 편향적 자료 수집 및 활용, 자료 분석 및 평가의 절차나 방법의 비공개, 추론의 근거와 한계 부지 등 많은 문제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정부업무평가도 본격적인 AI 시대에 대비해서 미리부터 기본적인 정부업무평가의 방향과 틀을 고려하고 그에 따른 평가 방법과 활용을 고민하고 고안해야 함을 시사한다.